영국의 한 로펌이 약 400파운드의 비용으로 고객의 7000파운드 빚을 회수해냈다. 이 일을 주도한 것은 변호사가 아니라 AI였다. Garfield AI라는 이 회사는 영국 법률서비스규제청(SRA)의 인가를 받은 세계 최초의 AI 로펌으로[Source: https://garfield.law/], 증거 정리, 법리 검색, 독촉장과 소장 작성 등 초기 작업을 거의 전부 AI에게 맡긴다. 이 회사가 전문으로 하는 분야는 바로 금액이 크지 않아 과거에는 변호사를 선임하기에 채산성이 맞지 않았던 소액 채무 회수다[Source: https://garfield.law/].
실제로 승소해 원고가 빚 전액을 회수한 이 사건에서, AI는 계약서와 청구서 자동 업로드, 정확한 법률 서한 생성을 담당해 전체 비용을 약 400파운드까지 낮췄다[Source: https://garfield.law/]. AI가 앞단에서 가장 품이 많이 드는 문서 작업을 넘겨받고, 사람은 뒷단에 남아 판단을 내린다 — 이 경계선이야말로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핵심이다.
‘법률’이 잠식되는 게 아니라 ‘반복적이고 구조화되고 모호성이 낮은’ 부분이 먼저 잠식된다
많은 사람이 거꾸로 이해하는 논리부터 짚고 넘어가자. AI는 ‘법률’을 골라서 손을 대는 게 아니라 ‘업무 형태’를 골라서 손을 댄다. 어떤 문서 업무가 먼저 자동화될지 판단할 때, Judy AI Lab이 관찰한 기준은 세 가지다 — 반복성(같은 형식으로 하루에 백 건을 만들어야 하는가), 구조화(필드가 고정되어 있고 표준 템플릿이 있는가), 낮은 모호성(정답이 사람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는가). 이 세 가지가 모두 높으면 AI는 빠르고 깔끔하게 그 일을 흡수한다.
이런 흐름은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딜로이트(Deloitte)는 법률 분야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이 단순한 디지털 도구 대체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관찰했다.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드는 법률 업무를 효율적이고 정밀한 지능화 프로세스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Source: https://www.deloitte.com/tw/tc/services/tax/perspectives/2025-outlook-lmc.html]. 특히 구분해야 할 점은, 이 변화가 말하는 것이 ‘업무 단위의 자동화’이지 ‘직무 대체율’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법률테크 종사자는 트렌드로 볼 때 향후 2년 안에 법률 업무의 약 60% 정도가 AI 또는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그것은 “직무 자체가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 내용이 AI나 자동화로 대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Source: https://www.threads.com/@lawbot_tw/post/DVGE_lKE0vY/3-ai-%E5%8F%96%E4%BB%A3%E5%BE%8B%E5%B8%ABai-%E6%98%AF%E5%90%A6%E6%9C%83%E5%8F%96%E4%BB%A3%E5%BE%8B%E5%B8%AB%E4%B8%80%E7%9B%B4%E6%98%AF%E5%BE%88%E5%A4%9A%E4%BA%BA%E9%97%9C%E6%B3%A8%E7%9A%84%E8%AD%B0%E9%A1%8C%E4%BA%8B%E5%AF%A6%E6%98%AFai-%E8%83%BD%E5%90%A6%E5%8F%96%E4%BB%A3%E5%BE%8B%E5%B8%AB%E4%B8%8D%E6%98%AF%E6%8A%80%E8%A1%93%E5%B1%A4%E9%9D%A2%E7%9A%84%E5%95%8F%E9%A1%8C%E4%BB%A5%E7%99%BC%E5%B1%95%E8%B6%A8%E5%8B%A2%E4%BE%86%E7%9C%8B%E5%85%A9%E5%B9%B4%E5%85%A7%E8%87%B3%E5%B0%91%E6%9C%83%E6%9C%89-60-%E5%B7%A6%E5%8F%B3%E7%9A%84%E6%B3%95%E5%BE%8B%E5%B7%A5%E4%BD%9C%E8%A2%AB-ai]. 실제로 AI가 가장 먼저 넘겨받는 것은 방대한 사건 기록 검색, 반복적인 문서 작성, 번거로운 절차 후속 처리 같은 사무적 업무이며, 이를 통해 인력은 법률 분석과 전략 수립 같은 고부가가치 업무로 옮겨갈 수 있다[Source: https://www.deloitte.com/tw/tc/services/tax/perspectives/2025-outlook-lmc.html]. 다시 말해, 먼저 사라지는 것은 ‘업무 내용’이지 ‘그 사람’이 아니다.
독촉장은 정확히 이 세 가지 조건에 모두 들어맞는다. 독촉장에는 정해진 형식이 있다 — 제목, 채무 사실, 금액, 지급 기한, 연체 시 결과, 법적 근거. 변수는 이름, 금액, 날짜뿐이다. 이런 일을 사람이 하면 순전한 소모전이지만, AI가 하면 가장 잘하는 빈칸 채우기가 된다. 그래서 Garfield는 독촉장 한 통의 작성 비용을 매우 낮은 수준까지 낮출 수 있었다 — 과거 ‘금액이 너무 작아 변호사를 선임하기에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권 추심을 포기했던 소상공인들이 처음으로 쓸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될 만큼 낮은 수준으로 말이다. 이것이 바로 한 AI 로펌이 SRA의 정식 인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의미이기도 하다[Source: https://garfield.law/].
반대로, 임기응변이 필요하고 사람의 심리를 읽어야 하며 전략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업무일수록 AI는 손을 대기 어렵다. 판단표로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 문서 유형 | 반복성 | 구조화 | 모호성 | AI 작성 적합 여부 |
|---|---|---|---|---|
| 독촉장 / 결제 알림 | 높음 | 높음 | 낮음 | 적합 (AI 초안 + 경미한 사람 검토) |
| 표준 NDA / 정형 임대차 계약 | 높음 | 높음 | 중간 | 대체로 적합 (맞춤 조항은 사람이 검토) |
| 소액소송 소장, 법원 서식 | 높음 | 높음 | 낮음~중간 | 적합 (절차적 성격 위주) |
| 계약 협상, 조항 맞춤화 | 낮음 | 중간 | 높음 | 부적합 (전략적 성격) |
| 법정 변론, 증인 신문 | 낮음 | 낮음 | 높음 | 반드시 사람 |
| 사실 관계 다툼, 증거 판단이 필요한 경우 | 낮음 | 낮음 | 높음 | 반드시 사람 |
계약서류도 같은 원리다. 생성, 검토부터 후속 활용까지 고도로 구조화되어 있어서 줄곧 생성형 AI가 법률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전장 중 하나였다 — 이는 ‘구조화될수록 먼저 잠식된다’는 규칙을 다시 한번 입증해준다.
3단계 아키텍처: 템플릿 생성, 판례 검색, 규정 준수 대조가 각자의 영역을 담당한다
독촉장 워크플로우를 직접 구성하려면 ‘AI에게 한마디 던져 한 통을 생성시킨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 대형언어모델은 환각을 일으키고 ‘아첨하는’ 경향도 있어서, 사용자의 질문 방식에 이끌려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답을 말하기 쉽다. 이는 법률 상황에서 특히 위험하다. 세 단계로 나누어야 안정적이다. 이런 역할 분담은 문서가 밀집된 전문 영역에서 흔히 쓰이는 다중 모델 조합이기도 하다. 먼저 OCR 모델로 종이 문서의 텍스트를 대량으로 인식하고, 다음으로 개체명 인식(NER) 모델로 인명, 회사명, 날짜 등 핵심 정보를 추출한 뒤, 마지막에야 대형언어모델에 관계 분석과 보고서 생성을 맡겨 각 모듈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한다. 독촉장 워크플로우도 같은 발상을 빌릴 수 있다.
첫 번째 단계, 템플릿 기반 문서 생성. 독촉장의 뼈대를 템플릿으로 고정해 AI는 변수(채무자, 금액, 만기일, 연체 이자)를 채우는 일만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뼈대가 고정되어 있으면 AI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여지가 절반은 잠긴다. 이런 ‘구조화된 사건 정보를 템플릿에 대입해 생성하는’ 방식은 소액소송 소장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 당사자 정보, 차입 금액, 이자율, 담보 등의 요소를 모델에 넘기고 고정된 형식에 채워 넣어 초안을 생성하는 것인데, 이런 문서는 원래부터 필드가 고도로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계, 법조문/판례 RAG 검색.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검색 증강 생성)란 쉽게 말해 AI가 답하기 전에 기억에 의존해 아무렇게나 말하는 대신, 미리 제공한 데이터베이스를 먼저 찾아보게 하는 것이다. 관련 민법 조문과 지방법원의 소액 채무 처리 관행을 지식베이스로 정리해두면, AI가 법적 근거를 인용할 때 반드시 여기서만 찾도록 하고 찾지 못하면 쓰지 못하게 한다. 대형언어모델이 자주 지적받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환각을 일으키고 ‘아첨하는’ 경향이 있어 사용자의 질문 방식에 이끌려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답을 말한다는 점인데, 이 단계는 ‘전문적으로 들리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조문’이라는 환각을 문 앞에서 막아내는 핵심이다.
세 번째 단계, 규정 준수/사실 대조. 생성이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 이 단계에서는 산출된 초안을 두 가지 측면에서 대조한다. 금액, 날짜 같은 사실이 원본 자료와 일치하는지, 그리고 어조와 내용이 부당 추심의 레드라인(협박이나 괴롭힘성 표현은 많은 지역에서 불법이다)을 넘지 않았는지다. 이 단계에서 AI를 한 번 더 불러 교차 검증을 할 수도 있지만, 마지막에는 반드시 사람이 확인해야 한다.
직접 해보기: Claude로 독촉장 초안 생성기 만들기, 약 30분
코드를 짤 필요 없이도 할 수 있다. 지식베이스 파일 하나를 준비한다(폴더 하나에 정리해둔 법규 요점, 독촉장 템플릿, 우리 매장의 결제 조건을 넣어두면 된다). 그런 다음 Claude에게 다음과 같은 시스템 지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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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설정에서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두 가지 세부사항이 있다. 지식베이스 청크(chunk)를 너무 크게 자르지 말 것 — 조문 하나당 한 덩어리로 잘라야 검색이 잘 된다. 그리고 ‘검색된 내용만 인용’하는 모드를 켜서, 차라리 ‘찾지 못했다’고 답하게 할지언정 말을 그럴듯하게 꾸미려고 가짜 법조문을 지어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이전에 다뤘던 IBKR MCP 증권사 계좌 보안 설정 가이드의 원칙과 같다 — 먼저 AI가 함부로 굴 수 있는 권한을 걸어 잠그고 나서 편의를 논하는 것이다.
레드라인: AI가 초안을 쓰는 것과 AI가 책임지는 것은 다르다
마지막 단락이 가장 중요하다. 앞부분이 유용할수록 여기서 긴장을 놓기 쉽기 때문이다.
Garfield의 시스템이 아무리 매끄럽게 돌아가더라도, 이번 승소로 절약된 것은 반복 노동과 문서 작성 비용이지 검토와 결과에 대한 책임이 아니다. 이 말을 소상공인이 쓸 수 있는 버전으로 바꾸면 이렇다. AI는 몇 분 만에 독촉장 초안을 만들어줄 수 있지만, 발송하기 전에 금액이 맞는지, 법적 근거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잘 모르는 관할권 문제가 걸려 있지는 않은지, 상대가 무시했을 때 실제로 법원까지 갈 것인지 — 결과와 전략이 걸린 이런 판단은 AI에만 의존할 수 없다. 문서에는 입장이 담기고, 대형언어모델은 환각을 일으키거나 이끌리기 쉬운데, 바로 이 때문에 검토 단계는 반드시 사람의 몫으로 남겨야 한다. 금액이 크거나, 상대가 반박해올 가능성이 있거나, 사실 관계에 다툼이 있는 사안이라면 변호사를 찾아야 할 때는 찾아야 한다. AI가 줄여주는 것은 반복 노동의 비용이지, 판단의 책임을 대신 짊어져 주는 것이 아니다.
경계는 사실 명확하다. AI는 ‘초안 작성’과 ‘검색’에 두고, 사람은 ‘결정’과 ‘검토’에 남긴다.
독촉장 한 통이 자동화되는 것은 겉으로 보면 아주 작은 일 같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그 경계선을 정확히 짚어준다 — 어떤 업무가 기계가 넘겨받을 만큼 반복적인지, 어떤 업무는 아무리 비용이 들어도 사람의 몫으로 남겨야 하는지. 나머지는 당신이 어느 쪽에 서 있을지의 문제다.